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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법문집

[법정스님 법문 -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3. 마음속 금강보좌에 앉으라:㉠

by 바이로자나 2024.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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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두번째 법문집 -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에 수록된 세번째 법문 '마음속 금강보좌에 앉으라' ㉠ 번째 내용입니다. 본 법문은 2006년 12월 5일 겨울안거 결제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 마음 속 금강보좌에 앉으라

  어느 덧 12월 입니다. 올해도 달력이 한장밖에 남지 않았씁니다. 부질없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기에는 생이 너무 짧습니다. 무익하고 득 되지 않는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면 모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삶을 흘려보내게 됩니다. 12월이 되면 지나온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되는데, 저도 며칠 전 달력을 12월로 바꾸면서 "올 한 해를 어떻게 지냈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요즘 저는 저의 몸을 통해 새삼스럽게 많이 배웁니다. 전에는 몸을 의식하지 않고 한꺼번에 일을 해치우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하면 몸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젊었을 때는 하루 이틀 밤을 새워도 별 지장이 없었는데, 세월이 축적되니 생각대로 되지 않습니다. 나이 들면 나서지 말고 조용히 있으라는 가르침입니다. 여기저기 나다니지 말고 다음 생을 명상하라는 것입니다.
  몸에 병이 있거나 집안에 근심이 있을 때 그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것을 통해서 삶의 긍정적인 전환점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몸에 병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육체적인 괴로움과 취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기죽어서는 안됩니다. 그것을 통해 질병이 나한테 오게 된 까닭을 생각해 보고, 자기 삶을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가를 명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런 사람은 없겠지만, 만일 사람이 전혀 앓지 않고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365일 아무 이상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삶의 무게와 인생의 뒤뜰 같은 것, 생의 그늘 같은 것을 전혀 모를 것입니다. 그에게게는 혼의 깊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앓을 때는 적당히 앓아야 합니다. 죽을병이 아닌 한 앓을 만큼 앓고 나면 털고 일어나십시오. 죽게 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죽어 본 사람말을 들어보면 그다지 괴롭지 않답니다. 죽음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생각 자체가 괴로운 것입니다. 실제로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혀 두렵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몸을 버리고 가는 것만이 죽는 것은 아닙니다. 한 생각이 일어나면 살았다가 그 생각의 사라짐과 함께 죽고, 다음 생각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그리고 자유로워지려면 먼저 죽어야 합니다. 과거로부터, '나'의 모든 생각으로부터 기꺼이 죽을 수 있어야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무상하며, 변화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불변의 진리입니다. 현상들은 일어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일어났다가 사라지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무상無常'이라 부릅니다. 항상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 존재의 본성입니다.
  지혜를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이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변화한다. 이것도 곧 사라질 것이다.'라고 자각한다면 이미 큰 지혜에 이른 것입니다. 매우 기쁜 일이 일어났을 때  '이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변화한다. 이것도 곧 사라질 것이다.'라고 자각한다면 요동치는 마음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만일 '나는 지금 매우 평화롭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나는 아직 이것이 고정된 것이 아님을 모르고 있다. 이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리적인 몸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은 쇠퇴하고 언젠가는 소멸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문을 연 가게는 다음달에는 다른 가게로 바뀔 수 있고, 올해에 준공식을 한 건물은 몇십년 뒤에는 흔적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별들조차도 빛을 잃고 붕괴됩니다. 이것이 현상의 무상함의 진리입니다. 사랑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움도 영원하지 않으며, 불행한 기분과 행복한 감정도 오래가지 않습니다. 이것이 마음의 무상함의 진리입니다.
  몸이 아플 때 '이건 아니야.'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무엇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몸이 나아져 갈 때 "그래, 이거야"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살아 있는 한 조만간 또다시 아플 일이 있을 것입니다. 등이 결리고 허리가 쑤실 것입니다.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을 피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다만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십시오. 행복은 행복이고, 불행은 불행일 뿐입니다. 그것에 좋고 나쁨을 대입할 때 고통과 불만족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나쁜 습관입니다. 그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다만 지켜보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 본 내용이 길어 두편으로 나눴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의 두번째 법문 '소욕지족, 소병소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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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법문-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2. 소욕지족 소병소뇌

법정스님의 두번째 법문집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에 수록된 두번째 법문 '소욕지족 소병소뇌' 입니다. 이 법문은 2007년 8월 27일 여름안거 해제에 말씀하신 내용입니다.■ 소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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